해마다 1월과 2월이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쉬었다.

반장인 잔은 성탄절 즈음에 한국인 남편과 함께 따뜻한 라오스에 가서 2개월을 보내고 3월초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고향으로 갈수가 없었다.

연말에 잔이 나에게 할 일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 겨울에 할 일이 어디가 있느냐고 했더니 일이 없으면 다른 곳에 일을 하러 가겠단다.

생각을 해보니 둥근사철 전지 작업을 할 것이 있었다.

그러면 내일부터 오후에 나와서 전지 작업을 하라 해서 1월2일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잔을 위해 동해를 입을 것을 각오하고 일을 하라했다.

작업을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나고 강한 한파가 왔는데 다행이 나무가 워낙 상태가 좋아서인지 동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10여 일을 잔 혼자서 작업을 하다가 1월 중순부터는 남자 1명을 더 불러서 함께 작업을 하다가 며칠 후에는 아침부터 출근하여 작업을 해왔다.

2월부터는 남자 1명을 더 불러서 막힌 배수로를 파주고 성장이 떨어지는 나무에 거름을 주는 작업을 해왔다.

힘이 좋아서 일을 그렇게 잘하던 남자 1명은 2월 25일 거의 일을 마칠 즈음에 돈을 더 받는 곳으로 가버렸다.

2월20일부터 조경업체로 가는 나무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3월이 되면서 마음이 분주해진다.

창성농원에 2021년은 그렇게 해서 3월이 아닌 1월부터 일이 시작되었다.

나는 겨우내 사슴처럼 긴 모가지를 하고서 3월이 오기를 기다렸다.

나에게 펼쳐지고 있는 2021년은 어떤 한 해 일까?

마음이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