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이야기

창성농원(http://365tree.com)사장님
경험담을 담은 글입니다. 농장을 시작하여 어려웠던 과정을 지나
농장주의 꿈을 실현해 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농사지으며 제일 화가 났던 일

관리자 | 2003.09.14 14:17 | 조회 1992

2001년 늦가을 다음해 봄에 식재할 사철나무 묘목을 계약하러 묘목 주산지인 00에 갔다.
예전에는 나무 사장님을 통해 묘목을 구입하였는데 사장님과 거래를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구입을 하여야할지 몰라 대전에서 수목원을 하시는 사장님께 부탁하여 00에 가서 두 사람을 만나기로 약속하고 내려갔다.
처음 선을 본 사철나무 묘목은 너무 빈약해 마음에 들지 않아 계약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만났는데 남을 둘러먹게 생기지 않은 순박한 인상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그분이 직접 삽목한 것이 5만주 정도이고 다른 동네에 10여만 주가 있었는데 두 군데 것이 모두 뿌리상태가 양호하고 줄기도 실하여 마음에 들어 계약금을 주고 4월말까지 묘목을 작업하기로 계약을 하고 돌아왔다.
나무를 심을 시기가 되어 논에 로타리를 치고 비닐을 씌우면서 묘목작업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약속된 날짜에 묘목을 가지러 농원 기사와 아내를 보내고 묘목상태가 궁금해 전화를 했더니 묘목이 형편 없단다.
숫자도 턱없이 부족했다.
가을에 우리에게 보여준 묘목은 남의 것을 보여주었던가 아니면 묘목이 부족하여 가격이 오르니 계약된 묘목은 팔아먹고 형편없이 작고 약한 묘목 뿌리도 메기수염같이 3~4개 밖에 안 되고 묘목의 길이가 보통은 20cm가 되는데 10cm가 될 듯 말듯해 100개씩 묵음으로 묶지도 못하는 묘목을 박스에 담아서 보내왔다.
이와 같은 정황 묘목을 소개 하신 수목원 사장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전화를 해서 된통 화를 내니 여기저기 모아서 숫자를 맞추긴 했지만 결국 1만주가 부족하여 나무 밭을 다 채우지 못했다.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묘목이 부족하여 다른 곳에서 구입할 수도 없고 나무 심을 준비를 다해놓고 다음날 묘목을 심을 아줌마까지 얻어놓았으니 묘목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한번 계약이나 약속을 하면 아무리 큰 손해가 나도 그 약속을 지켜야하는 것이 상도인데 어이가 없었다.
사철나무가 수년간 생산량은 증가하고 소비량은 2002년 가을부터 급감하여 2003년 봄에는 사철나무 묘목이 인기가 없어 팔리지 않게 되자 지난해 사철나무 묘목으로 나를 골탕 먹인 사장님이 핸드폰으로 전화가 여러 차례 왔다.
올해는 묘목이 작년 같지 않고 실하여 좋단다.
키도 대부분이 30cm나 된다고 했다.
작년에는 농원에서 50만주 이상을 삽목해 올봄에는 묘목을 많이 사지 않았더니 내가 해마다 사오는 량을 사가지 않으니 묘목이 더욱 남아돌았나 보다.
보통은 50원 정도에 구입하는데 올해는 덤핑으로 나오는 묘목들이 있어 30원으로도 사다 심을 수 있었다.
양심이 있으면 지난해와 같이 2번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어 가격을 정하고 15만주를 작업해달라고하고 약속된 시간에 농원기사와 아내가 같이 내려갔는데 묘목이 궁금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보았다.
기가 막혔다.
오늘 묘목이 들어와야 내일부터 심을 수 있는데 약속한 시간에 묘목을 가지러 가보니 묘목작업을 하나도 해놓지 않았단다.
이유 인즉 가격이 맞지 않아서란다.
그날 점심때쯤 차질 없이 작업이 잘되어지고 있는지 확인 전화까지 하고 아내를 내려 보냈는데 어이가 없다.
나무가 C급도 되지못할 나무를 그것도 묘목 주인과 다시 흥정해서 구입하란다.
아내는 그 묘목을 사다 심어도 죽을게 뻔 하니 그만두자하여 빈차로 돌아왔다.
이와 같은 거래는 한번보고 말 것처럼 바가지 씌우는 거래다.
한번 거래를 한사람이 그 사람을 신뢰하여 다시 찾아오면 팔로 걱정 없이 장사를 할 수 있지만 이와 같이 막보기로 돈에 눈이 어두워져 거짓말을 하고 약은꾀를 부리면 스스로 장사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나의 짧은 경험으로 보면 농원을 방문하는 사람들, 전화로 삼당하시는 분들, 수목을 구입하시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 중에 나의 사업에 큰 힘이 되어줄 큰손들이 있다.
나는 이제까지 다섯 분을 만났다.
그분들이 계시기에 판로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다.
소홀해지기 쉬운 소량의 거래일지라도 나의 사업을 일으켜줄 분이 계시기에 아무리 하찮은 거래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창성농원의 좋은 이미지와 신뢰감을 주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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