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이야기

창성농원(http://365tree.com)사장님
경험담을 담은 글입니다. 농장을 시작하여 어려웠던 과정을 지나
농장주의 꿈을 실현해 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첫 출하

관리자 | 2003.09.09 15:33 | 조회 1909

어느새 4년이 지나 사철나무가 1,2m가 되었다.
무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로 접어들 무렵 나무사장님이 찾아오셔서 사철나무 14만주 전량을 주당 500원에 매매 한다고 계약서를 만들고 계약금이라며 500만원을 주셨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서부터 주문이 정신없이 밀려 왔다.
5톤 차, 8톤 차, 11톤 차로 수도 없이 실려 나갔다.
지금 와서 들리는 말에는, 그 해에 김천으로 사철나무가 수십 만주 들어갔는데, 생산량이 부족해 1,2m짜리 사철나무 가격이 1,400원 까지 올라갔었다고 한다.
내가 복이 많은 사람 인가보다.
4,000평에 가득했던 사철나무가 두 달 만에 깨끗하게 비워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1농장에 묘목을 처음 식재할 무렵에 사철나무는 인기 없는 애물단지였다.
농사짓기 까다롭고 소비도 많이 되지 않아 사철나무 묘목이 팔리지 않았다.
처음 구입한 묘목이 2년생 이었다.
내가 생산한 14만주의 사철나무가 그 당시에는 전국에서 제일 많은 숫자 이었기에 전국에서 돈을 싸들고 나무 밭으로 몰려왔다.
우리 밭에서 출하된 사철나무는 광나무인지 사철나무인지 하리만큼이나 나무의 때깔이 좋아 전국에서 히트를 쳤다.
내가 사철나무 농사를 지어 첫해에 그렇게 재미있게 팔았던 이유는, 사철나무 가격이 폭락하여 아무도 사철나무를 심으려하지 않을 때 심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심리는 이상하다.
누가 어떤 나무를 심어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너도나도 그 수종을 선택하여 심게 된다.
하지만 결과는 뻔하다.
지금 어느 수종의 나무가 히트를 치면 너도나도 그 나무를 심게 되어 그 나무가 출하 될 때쯤에는 10중 8-9는 가격이 폭락하게 되어 잘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농사를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경수를 생산하여 수익을 얻으려면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시대에 흐름을 잘 캐치해서 가능성이 있는 수종을 선정해 나무를 심어 그 수종의 나무가 히트를 치면 나무의 상품성이 떨어져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물량이 부족 할 때는, 사철나무도 수폭은 상관없으니 키만 나오게라도 작업을 해달라고 한다.
게다가 가격도 내가 부르는 게 값이다.
하지만 과잉생산이 되었을 때에는 나무 값은 얼마 주지 않으면서도 최상급의 품질을 요구한다.
나무를 팔아 6,500만원이 들어왔지만 경험 부족으로 나무를 2번 심고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반복해 나무를 심어 남은 것이 별로 없었다.
나무를 판돈으로 은행에서 약간의 대출을 받아 3,000평의 밭을 산 것이 지금의 창성농원 2농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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