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이야기

창성농원(http://365tree.com)사장님
경험담을 담은 글입니다. 농장을 시작하여 어려웠던 과정을 지나
농장주의 꿈을 실현해 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묘목을 심고 한달 후

관리자 | 2003.09.08 22:19 | 조회 2124

93년 4월초 우연히 전에 다니던 직장 앞을 지나가는데 4,000평이나 되는 밭이 1년을 묵어 풀이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 있었다.
이렇게 아까운 땅이….
그곳에 사철나무를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땅을 1년에 120만원 주기로 하고 계약을 했다.
사철나무 계약재배를 권하셨던 사장님을 찾아가 묘목을 구해 달라 계약금을 주고 왔다.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사철나무는 거름을 많이 밝히는 나무이니 밑거름을 많이 하라셨다.
인근에 퇴비 장사에게 찾아가 상의 했더니 가까운 양계장에서 나오는 건조되거나 발효되지 않은 생계분이 5톤 덤프차로 5만원이라 했다.
나무 사장님에게 생계 분을 넣고 사철나무를 심어도 괜찮겠느냐 물었더니 괜찮단다.
걱정 말고 많이만 넣고 심으라기에 5톤 덤프차로 40차를 거금 200만원을 주고 구입해 포크레인으로 2일 동안을 펴 널었다.
몇 일후 트랙터로 밭을 갈고 14만주의 묘목을 사다 심었다.
지금 생각하면 기가 막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괜찮으니 많이만 넣고 심으라는 분이나 시킨다고 따라서 시키는 대로 한 순진한 사람이나 둘이 다 똑같다.
사철나무 묘목을 다 심어놓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보기에 참 좋았다.
그런데 1주일이 지나면서 나뭇잎이 서서히 붉은색으로 변하여 가더니 1달 후에는 10%정도만이 푸른 잎이 남아있고 90%는 다 말라죽었다.
발효되지 않은 계분에서 유해가스가 나오거나 뿌리가 계분에 닿아 썩어 버렸던 것이다.
없는 살림에서 겨우겨우 모아둔돈 1,000만원이 날아가 버렸다.
1달 후 12만주의 묘목을 다시 사서 심었다.
두 번째 심은 후로는 유해가스가 빠져나가 잘 살았지만 걱정거리가 또 있었다.
비닐 멀칭을 하지 않고 4,000평에 묘목을 심었는데 풀이 사정없이 나기 시작했다.
나무 사장님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그라목손(속효성 제초제)을 뿌려 주라셨다.
제초제를 뿌리고 3-4일이 지나면 풀이 다시 나기 시작한다.
풀과의 전쟁이었다.
결국 나는 그 전쟁에서 지고 말았고 풀들은 개선장군이 되어 나무위로 만세를 불러버렸다.
어느새 풀이 나무 위를 덮어버리고 말았다.
하는 수없이 동력 분무기를 구입해 나무위에 그라목손 제초제를 뿌렸다.
그제야 밭은 깨끗해졌지만 사철나무 잎은 모두 다 떨어져 몸살을 많이 해 그해는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았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나무 농사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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