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이야기

창성농원(http://365tree.com)사장님
경험담을 담은 글입니다. 농장을 시작하여 어려웠던 과정을 지나
농장주의 꿈을 실현해 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봤습니다.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전종현 | 2021.08.21 11:19 | 조회 613

5일 전에 둥근사철이 자라고 있는 구암리 밭을 1개월 만에 가보았더니 그 사이에 풀이 많이 자라고 있어 급하게 밭고랑에 제초제를 시작했다.

평소보다 제초제를 강하게 타서 오전과 오후에 5통씩 10통을 아주 빠른 걸음으로 달려 다니며 제초제를 했다.

다음날 화요일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스프링클러 8개를 옮겨주고 550분에 읍내에 가서 직원들을 데리고 농원으로 왔는데 전날에 너무 무리를 해서인지 몸살기운이 있어 몸이 많이 무거웠다.

그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는 날이어서 컨디션을 회복하려고 오전 11시까지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다행히 몸이 괜찮아졌다.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하기 전에 의사가 혈압이 조금 낮다고 말했다.

1230분에 모더나 백신을 맞고 농원으로 와서 1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나서 모처럼만에 책상에 앉았는데 오후 250분에 모르는 핸드폰 번호를 문자 메시지 하나가 왔다.

 

아빠 나 핸폰 액정땜에 수리 맡기고 임시번호로 하고 있어 이번호 저장하고 톡추가 해서

톡줘~

 

서울에서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막내딸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전화번호에 **이라 저장하고 카톡으로 아빠다 라고 보냈다.

 

ㅇㅇ아빠 나 계단에서 폰 떨어뜨렸어ㅠㅠ

액정땜에 AS맡기고 임시번호로 하는 거야 수리비용은 얼마 안돼 걱정마

아빠 지금 바빠?

 

아니라고 답했다.

아빠 나 지금 온라인으로 상품권 환불받아야 하는데 폰땜에 내꺼로 인증이 안돼서 아빠 계좌로 받아도 돼?

 

그렇게 해라.

 

ㅇㅇ아빠민증 사진이랑 환불받을 계좌번호 보내줘

 

게좌번호와 주민등록증 사진을 보냈다.

 

내 폰이 아니다보니 인증이 잘 안되네 아빠폰 잠깐 연결해도 돼?

 

그렇게 해라.

 

링크 주소를 보내주고

이거 링크 열어서 설치하고 열기하면 활성화 하고 허용 그리고 9자리로 된 숫자 아이디가 자동 생성될 거야 9자리 숫자 나한테 보내줘

 

아빠 하고 있어

아빠 연결됐어 이제 아빠폰 내가 잠간 쓸게

아빠 폰쓸 일 있으면 톡줘~ 폰 만지면 나 연결이 끊기니까 그냥 이대로 두면돼

아빠 그냥 폰 두고 볼일봐도 돼

 

그렇게 문자를 주고받고 원격제어로 핸드폰을 사용했다.

2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2시간이 넘게 핸드폰을 사용했다.

중간에 잠깐 문자메세지로 **생명에서 보험환급금이 얼마 입금이 되었다고 하는 내용이 있어서 이상하다 딸이 보험을 해약을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6시 이후에 문자메세지에서 보험환급금에 관한 문자를 찾아보았더니 그런 내용이 없었다.

백신 접종 후 몸살기운이 심하게 이어져서 타이레놀을 먹었다.

다음날 아침에도 타이레놀 1알을 먹고 구암리 밭으로 가서 제초제 5통을 하고 농원으로 돌아오는데 1040분에 어느 저축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최근에 계좌를 개설했는지를 물은 후에 돈이 계좌에서 계속하여 빠져나가고 있다고 피해를 당할 것 같으니 지급정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서 계좌를 만든 적이 없고 그럴 일이 없다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10여분 후에 다시 다른 번호로 그분에게 전화가 왔는데 아무래도 피해가 발생하겠으니 거래를 정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하길래 냉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그 전화가 보이스피싱에 활용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전화인줄 알았다.

점심 무렵에 핸드폰 문자메세지를 보다가 은행에서 입출금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문자메세지 기록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제서야 딸에게 전화를 해서 어제 아빠 핸드폰으로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어제 아빠에게 문자를 보내 적이 없고 핸드폰을 원격제어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내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저축은행에 전화를 해보았더니 피해가 발생했다고 인근에 저축은행 지점으로 가서 거래내역을 받아서 경찰서에 신고를 하라했다.

오전에 몸살기운이 있는 몸으로 제초제를 하고 와서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급하게 면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로록증 재발급 신청을 했다.

전주에 있는 저축은행으로 가면서 아내에게 통장 하나를 주며 잔액에 이상이 없는지 정리를 해보라 했다.

그 통장에서 1900만원이 인출이 되었다고 전화가 왔다.

저축은행에서 거래내역을 받아 보았더니 거래내역이 작은 글씨로 A4용지 5장에 가득했다.

내 주민등록증과 핸드폰을 사용하여 외국계 저축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나의 계좌 중에 잔액이 많은 계좌 하나를 오픈뱅킹으로 지정하여 1회에 100만원 미만으로 저축은행이나 신한, 우리, 국민, 농협, 대구, 기업, 새마을금고의 개인이나 법인. 회사 계좌로 돈을 분산하여 보냈다.

내 계좌에서 1,900만원을 인출하여 저축은행 계좌를 해지하면서 잔액 20만원을 받았으니 피해금액이 1,880만원이다.

범죄에 사용되어 지급이 정지된 이체를 받은 모든 계좌 중에 잔액이 남아있는 곳이 여러 개가 있어서 일부는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제와 그제께 5개 은행을 다니면서 피해구제 신청을 하고 왔다.

나는 20년이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어서 사기를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필 보이스피싱을 당한 그날이 체력이 다운되고 백신을 맞고 몸살기운이 심해 인지능력이 평소보다 30-40%정도나 떨어져 있었다.

평소에는 문자 메시지는 잘 보지 않는데 그날은 몇 가지에 악재가 한 번에 겹치다보니 그렇게 어이없는 피해를 보고 말았다.

내 명의에 보험을 해약하여 환급금을 받아놓고 오픈뱅킹으로 등록하지 않는 농협계좌에 있는 돈은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이체를 하지는 못했다.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범죄에 사용된 모든 계좌를 지급정지 시킨 후에도 카톡으로 통장비번이 몰라서 아직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밀번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가 이렇게 어이없게 당할 줄은 몰았다.

지혜롭지 못한 나는 이번에 아주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교훈 하나를 얻었다.

이글을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어이없는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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