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부터 이틀간 밭에 거름을 뿌리고 23일과 24일에는 밭을 갈아 놓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25일부터 영하 10도에 강한 한파가 몰려와서 급한 일을 땅이 얼기 전 24일까지 마치어야 했다.

23일 오전에 트렉터로 밭을 갈고 점심시간에 보니 부재중에 전주에서 납품을 하시는 분에게 전화가 왔고 잠시 후에는 종이에 볼펜으로 글을 써서 사진을 찍어서 문자로 보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저번에 사철나무 납품한 회사인데요.

사장님 물건만 보내 달라 합니다.

가격 떠나서 250주만 내일 주셨으면 합니다.

편지 좀 봐 주세요.

도저히 사철나무 작업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가 오후 늦게 편지를 써서 보낸 것을 생각하니 돈을 떠나서 사철나무 작업을 해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가을에 되도록이면 사철나무 판매를 하지 않았다.

불가피하게 판매를 해야 한다면 납품을 하시는 분에게 주는 가격을 상차가로 1200원을 받았다.

12월 중순에 문자를 보내셨던 사장님이 460주를 달라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1주일 후에 960주를 달라고 하셔서 지난번에 약속한 460주만 작업을 해주겠다고 했었다.

내가 나무를 팔고 싶지가 않은 것이 확실하니 편지를 써서 보내셨나 보다.

24일 오후 4시에 밭에 가서 내가 나무를 캐고 잔이 묶었는데 찬바람이 아주 세게 불었다.

90cm 이상으로 작업을 했는데 나무가 좋았다.

어느 날보다 분주했던 그날에 그 사장님과의 약속을 지켰는데 그로인해 시간이 부족하여 작은 밭 하나를 갈아놓지 못하고 땅이 얼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