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과 성역의 조경수] 불두화

불두화, 수국, 백당나무는 꽃 모양이 비슷합니다.
불두화는 백당나무에서 생식 기능을 없어져버린 꽃나무로 일명 수국백당이라고도 부릅니다.
즉 백당나무 꽃은 가운데에 작은 정상화가 있고 그 주변에 큰 장식화가 있는데 비해, 불두화는 모든 꽃이 지름이 15cm 정도의 공처럼 생긴 무성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불두화는 수국과 함께 수구화(繡毬花)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그 뜻은 비단에 둥근 공과 같은 꽃을 수놓았다는 뜻입니다.
영어이름도 꽃모양에서 유래한 ‘스노 볼 트리(Snow ball tree)’입니다.
꽃이 무성화이기 때문에 꿀샘이 없고 향기도 없어서 벌과 나비도 찾지 않는 슬픔을 간직한 꽃입니다.
불두화라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쯤에 꽃이 피기 때문에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습니다.
북한에서는 백당나무를 접시꽃나무, 불두화를 큰접시꽃나무라고 부르는데 어려운 한자이름보다는 우리 정서에 잘 맞고 부르기도 좋은 것 같습니다.

* 무성화(無性花) : 수술과 암술이 퇴화하여 종자를 만들어 수 없는 꽃

꽃이 무성화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절에 많이 심습니다.
잔디가 있는 정원이나 물가, 축산(築山)한 곳에 심으면 잘 어울립니다.
건조에 약하므로 공원이나 정원에 심을 때는 큰 나무 밑에 하목으로 심는 것도 좋습니다.

불두화는 그해에 자란 가지에서 꽃을 피우는 습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꽃이 지고 난 후에 개화한 부분의 아랫부분 분기점을 잘라줍니다(A).
보통 전정하지 않고 키우지만 수고나 가지뻗음을 제한하고자 할 경우에는 가지의 분기점 바로 윗부분을 잘라 줍니다(B).

추위에 강하고 생장이 빠른 편입니다.
토질을 가리지 않으며 부엽토가 많고 자갈섞인 점질토가 생육에 유리합니다.
식재와 이식 적기는 3월 하순~4월 중순이며, 구덩이에 퇴비나 부엽토를 충분히 넣고 심습니다.
2월경에 나무 주위를 파고 퇴비나 부엽토를 넣어주어 흙 속의 수분을 유지하도록 하면 생육에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