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과 성역의 조경수] 회화나무

회화나무의 한자이름은 괴수(槐樹)이고, 그 꽃은 괴화(槐花)라 합니다.
괴(槐)라는 한자는 우리나라에서 홰나무라 하는데, 이 홰나무가 변하여 회화나무가 된 것입니다.
콩과의 나무로 가을에 콩꼬투리같은 열매가 열리며 아까시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회화나무는 수형이 점잖은 학자풍의 나무입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학자수(學者樹)라고 부르며, 영어이름도 또한 ‘스칼라 트리(scholar tree)’입니다.
회화나무가 학자수로 여겨지게 된 이유는 중국 주나라 때 조정에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어 삼 정승이 회화나무를 마주 보며 앉게 한데서 유래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회화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큰 학자가 난다고 하여 출세수(出世樹), 혹은 이 나무가 행복을 가져온다 하여 행복수(幸福樹)라고도 부릅니다.
또한 회화나무의 꽃은 임금이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내리는 '어사화'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회화나무는 학자, 출세, 장원급제 등과 연관이 있는 나무입니다.

속명 소포라(Sophora)는 린네가 아라비아의 어느 식물이름 'sophora(나비 같은)'를 바꾸어 쓴 것이며, 종명은 원산지를 표시합니다.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고궁, 서원, 문묘, 양반 동네에 많이 심겨져 왔습니다.
수관의 질감이 섬세하고 녹음효과도 커서 요즘은 아파트단지나 공원의 녹음수, 경관수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공해와 병충해에도 강하기 때문에 공업단지내의 조경수나 도심의 가로수로도 적합합니다.
한가지 흠이라면 꽃이 길거리에 떨어져서 거리를 더렵힌다는 것입니다.
꽃이 적은 8월에 피는 황백색의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도 가로수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회화나무는 학자풍의 점잖은 수형을 가지고 있어서 크게 손을 댈 필요가 없는 나무입니다.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 자랍니다.
이식을 싫어하므로 처음부터 2m 정도 되는 묘목을 식재장소를 잘 골라서 심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비료를 줄 필요는 없지만, 비료성분이 부족하면 회화나무 특유의 담록색 잎과 가지의 색을 잃게 되므로,
가끔 닭똥을 조금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0월경에 누렇게 익은 열매 꼬투리를 따서 깍지를 제거하고 안에 있는 까만 씨를 모아서 바로 파종하든지, 
아니면 건조하지 않게 모래에 매장하였다가 다음해 봄에 뿌리면 쉽게 발아합니다.
직파한 종자는 겨울에 동해를 입지 않도록 짚이나 낙엽 등으로 덮어줍니다.
2년을 파종상에서 키우고 3년째 되는 봄에 옮겨 심습니다.

혹병은 회화나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입니다.
가지와 줄기에 혹이 생기는데, 한번 발생하면 매년 커져서 혹 때문에 가지가 말라죽거나 강풍에 약한 혹 부위가 부러지기도 합니다.
혹이 생긴 부위는 잘라내어 소각하고 묘목에 헥사코나졸과 같은 붉은무늬병 적용약제를 한 달에 2번 정도 살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