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있는 조경수] 구실잣밤나무

참나무과의 상록수로 우리나라 자생수종입니다. 열매가 구슬처럼 둥글다는 뜻의 구실자(球實子)와 열매에서 밤맛이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열매는 먹을 수 있으며 수피는 고기그물을 염색하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비슷하게 생긴 나무 중에 모밀잣밤나무가 있는데 구실잣밤나무의 열매는 긴계란형이고, 모밀잣밤나무의 열매는 이보다는 둥근 계란형입니다. 구실잣밤나무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제주도에서 가로수로 심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특히 제주시청 네거리의 구실잣밤나무 가로수는 명물입니다.
속명은 밤을 뜻하는 'castanea'와 닮다는 뜻의 'opsis'의 합성어이며, 종명 쿠스피다타cuspidata는 갑자기 뾰족해진다는 뜻으로 열매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꽃향기가 강하고 수형이 아름다워 정원수나 공원수로 심습니다. 정원에 심을 때는 현관 앞에 은폐용으로 심습니다. 넓은 공원에 심어서 큰 나무로 키우면 웅대한 감을 나타낼 수 있는 나무입니다. 바람과 불에 강하기 때문에 방풍수 및 방화수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산울타리로도 활용되지만 그 용도로는 가시나무보다 못합니다. 추위에 약한 난대수종이기 때문에 아직은 남부지방에서만 식재가 가능합니다.

정원수로 키울 때는 자연수형으로 가꾸는 것이 보통입니다. 수형을 계란형 혹은 반구형으로 만들어 주려면 5~6월에 잎이 붙어 있는 가지를 잘라서 정리하고, 도장지 등을 손질하여 수관 내외부의 가지와 잎의 밀도가 비슷하게 정리해 줍니다. 여름에는 밑동에 난 움돋이나 도장지를 잘라주는 정도로만 전정해줍니다. 잎과 가지가 너무 밀생하면 깍지벌레 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산울타리로 심었을 경우에 전정은 장마를 전후해서 한번하고, 10월에 한 번 더 해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