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풍방화용 조경수] 대나무(왕대)

대나무라는 이름은 한자 죽(竹)자의 중국 남방음이 '덱(tek)'인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끝소리가 약해져서 '대'로 변한 것이라 합니다. 대나무는 중국이 원산이고 열대에서부터 온대에 걸쳐 널리 분포합니다. 크게 분류하여 왕대, 이대, 조릿대의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또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네 계절에 늘 푸르니, 내 그것을 좋아하노라.”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중에서 대나무를 노래한 부분입니다. 이 시조에서 고산이 고민했듯이 대나무가 풀인지 나무인지에 대한 의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벼과의 초본성 식물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벼과로 분류하지만, 겨울에 땅 윗 부분이 살아 있고 매년 결실하지 않기 때문에 나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별도로 대나무과를 만들어 분류하기도 합니다.

대나무는 약 60년 혹은 120년 주기로 꽃이 피었다가 일제히 죽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식물이 꽃을 피운다는 것은 종족번식의 의미로 좋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대나무에게 그렇지 않은것 같습니다.

대나무의 속명 두필로스타키(Phyllostachys)는 그리스어로 잎이라는 뜻의 필론(phyllon)과 이삭이라는 뜻의 스타키스(stachys)의 합성어로 잎이 포에 싸인 꽃이삭의 모양을 나타낸 것입니다.

대나무는 동양식 정원이나 서양식 정원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조경수입니다. 특히 주변 녹지에 잔디나 초본류를 심으면 대나무의 아름다움이 한층 더 돋보입니다. 대나무는 단독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소나무류, 참나무류, 단풍나무류 등과 같이 형태가 다른 종류와 섞어서 심으면 오히려 경관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줄심기나 무리심기를 하여 방풍용 및 방화용 조경수로도 활용됩니다. 대나무는 연수가 오래될수록 줄기가 붉은 색을 띠어 미관이 떨어지므로 줄기가 굵은 종류는 7~8년 만에, 가는 종류는 4~5년 만에 한번 정도 적당한 밀도로 솎아줍니다.

조릿대, 이대와 같은 소형은 3월이나 10~11월에 전정합니다. 대나무는 대부분 매년 또는 격년으로 2~3월에 전정하여 키를 낮춰 줍니다. 희망하는 높이에서 잘라주고(A), 둘레도 약 1/3 정도를 남기고 잘라줍니다(B).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나무는 생장이 대단히 빠릅니다. 아래가 자갈층이고 위가 점질토에 모래가 섞인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대나무를 심을 때,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 곤란한 경우에는 1m 정도 되는 콘크리트판이나 두꺼운 비닐을 땅속에 넣어 더 이상 뻗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렇게 하기가 어려우면 지하경을 끊어 주거나 죽순이 나올 때마다 제거하면 지하경이 약해져서 죽순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식재와 포기나누기의 적기는 2~3월 죽순이 나오기 전입니다. 대나무는 특별히 비료를 줄 필요는 없 필요 항상 시원한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서는 생육상태를 봐서 비료를 줄 필요도 있습니다. 이때에는 깻묵가루나 하이포넥스를 물에 옅게 타서 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