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풍방화용 조경수] 굴거리나무

굴거리나무란 이름은 이 나무가 굿을 하는데 이용되어 굿거리나무가 굴거리나무로 변한 것이라는 설과 늙은 이파리가 고개 숙인 것처럼 보이므로 숙이고 산다는 의미의 굴거(屈居)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처럼 굴거리나무의 새 잎은 곧추서서 붙어 있고, 늙은 이파리는 고개를 숙이고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굴거리나무의 잎을 우리의 인생사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굴거리나무의 한자이름은 교양목(交讓木)입니다. 이는 새 잎이 난 후에 묵은 잎이 떨어져 나간 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일본이름 유즈리하[讓葉]도 마찬가지로 후손에게 물려주고 떠난다, 혹은 해가 바뀐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1월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깁니다. 우리나라에는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생하며 내장산 굴거리나무 군락지는 굴거리나무의 자생 북방한계 지역이라는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속명 다프니필럼(Daphniphyllum)은 월계수나무의 옛 이름 'daphne'와 잎이라는 뜻의 'phyllon'의 합성어로 잎 모양이 월계수나무와 비슷하다는 뜻입니다. 종명 마크로포둠(macropodum)은 긴 잎자루 혹은 굵은 줄기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붉은색, 연홍색, 녹색을 띠는 잎자루가 이채롭습니다. 잎이 아름답고 수형이 좋으며 나무가 아주 크게 자라지는 않아서 비교적 좁은 뜰의 장식수나 주목으로 많이 식재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정원이나 도시공원의 그늘진 곳에 심으면 좋습니다. 상록수이면서 공해에 강하여, 임해공단의 녹화수 혹은 주택가의 방풍림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아직은 내한성이 약한 편으로 제주도를 비롯한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까지만 심을 수 있습니다.

바닷바람과 대기오염에 강하지만 생장은 느립니다. 식재나 이식할 때, 퇴비나 부엽토를 듬뿍 넣어 흙속의 습도를 높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척박한 땅에서는 낙엽이 지기 쉬우므로 2~3월에 뿌리 주위를 파고 퇴비, 부엽토, 닭똥 등의 유기질 비료를 밑거름으로 줍니다.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면 가지가 성기게 되므로 주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