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수와 독립수] 오동나무

화투에서11월을 상징하는 똥은 오동나무를 줄여서 동이라 하다가 된소리가 되어 똥이 된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오동나무잎이 화투장의 방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오동나무 잎 보다 더 큰 잎을 가진 나무는 없다고 하니 녹음수로 적합한 수종입니다. 가지는 옆으로 퍼지는 성질이 있어 위로 올라갈수록 커지므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좁은 정원에서는 심기 어려운 나무입니다. 오동나무는 예로부터 조경수로 활용하기 보다는 목재를 이용할 목적으로 많이 재배되어 왔습니다. 옛날에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시집보낼 때 장롱을 만들기 위해 마당에 반드시 오동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고 합니다. 장롱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생활용 가구나 악기의 공명판을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가야금, 거문고, 비파와 같은 우리 고유의 악기는 반드시 오동나무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참오동나무와 오동나무 두 종류가 자생하며, 1970년대 초반에 대만에서 구중동(九重桐)이란 오동나무가 도입되어 대대적으로 식재되었으나 생육환경이 맞지 않아 거의 고사했습니다.

속명 파울로니아Paulownia는 시볼트Siebolt, 1796~1866가 자금적으로 많은 후원을 받은 네덜란드의 안나 파올로나Anna Paulownia, 1795~1865 여왕을 기념하여 붙인 것이며, 종명 코레아나coreana는 원산지를 나타냅니다.

마디가 없는 좋은 목재를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관리해 왔으며 조경수로서의 가치를 발휘하는데는 그다지 중점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넓은 잎과 연보라색의 향기 있는 큰 꽃은 좋은 조경소재이기도 합니다. 수형이 크고, 잎이 넓어서 공원 녹지 등 넓은 장소에 식재하면 녹음수 혹은 독립수로 좋은 수종입니다. 식재장소 따라 가지의 높이와 수형을 조정하면 더 아름다운 경관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꽃봉오리와 열매는 꽃꽂이의 소재로도 이용됩니다.

오동나무는 조경수로 활용할지 목재로 활용할지에 따라 전정방법이 달라집니다.
조경수로 활용할 때에는 일반적인 전정 방법으로 해주며, 가지가 사방으로 너무 넓게 퍼질 경우에는 5년에 한번 정도 겨울에 가지치기를 해줍니다. 나무를 목재로 이용하고자 할 때에는 묘목을 심고 1~2년 후에 밑동 부분에서 대(臺)자르기(A)를 해주고, 여기서 나온 새 순을 받아서 중심줄기로 키웁니다. 이 후에 전정하는 방식에 따라 1단 수형(B) 또는 2단 수형(C)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서향볕이 바로 비치치 않고 토심이 깊은 땅이 재배적지입니다. 목재로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특별히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낙엽퇴적물이나 닭똥을 살짝 뿌려주면 아주 잘 자랍니다.

뿌리꽂이와 종자로 번식, 이전에는 주로 뿌리꽂이로 번식시켰으나 근래에는 실생묘 양성법이 개발되어 종자에 의한 묘목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파종할 때 모잘록병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2~3일 간격으로 예방약제를 살포하고 묘에 직접 비가 맞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뿌리꽂이는 큰 오동나무에서 직경1~3cm 되는 뿌리를 10~15cm 길이로 잘라서 삽목상에 20~30cm 간격을 비스듬하게 꽂고, 그 위에 2~3cm 두께로 흙을 덮어줍니다. 생장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1년만에 큰 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빗자루병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이 병은 파이토플라스마균에 의해 발생하는 데 잎과 가지가 작아지면서 황록색으로 밀생하여 빗자루 모양이 됩니다. 파이토플라스마는 마름무뉘매미충이 매개충 역할을 해서 매개 전염됩니다. 방제법은 실생묘로 증식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으며, 메프(스미치온) 혹은 비티(슈리사이드)수화제로 6~10월에 2주 간격으로 살포하여 매개충을 방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