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피어리용 조경수] 주목

주목(朱木)이라는 이름은 나무의 껍질과 속재목, 즉 심재(心材)의 색깔이 붉은색을 띠는데서 유래되었으며 강원도에서는 같은 의미로 적목(赤木)이라고 부릅니다. 옛날에는 주목을 얇게 다듬어서 조정의 신하들이 임금을 알현할 때 손에 드는 홀(笏)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주목의 일본이름 이치이[一位]는 귀족의 최고 계급인 정일위(正一位)를 나타내는 말로 이 역시 주목으로 고관들의 홀(笏)을 만든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에서 영국의 승리는 주목으로 만든 강한 활 덕분이었다고 할 정도로 치밀하고 탄력성 있는 재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찰의 불상이나 고관들의 관, 바둑판을 만드는 소재로는 최고로 쳤다고 합니다.

가을에 붉게 익는 열매인 가종피*는 관상가치가 있으며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있는 씨앗에는 탁신(taxine)이라는 마비와 경련을 일으키는 유독물질이 들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주목의 씨앗은 옛날에 사약의 재료로 쓰였으며,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햄릿의 삼촌이 햄릿의 아버지를 독살할 때 주목의 열매에서 독을 추출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이 독성분을 이용한 항암제가 개발되었는데 그 효과가 매우 좋다고 합니다. 미국국립암연구소가 여러 가지 식물의 성분을 분석하여 항암성분을 조사하던 중에 주목의 줄기껍질에 '파클리탁셀(paclitaxel)'이라는 항암물질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 후 미국 BMS사가 '택솔(taxol)'이라는...

주목은 자연수형 혹은 인공수형 어떤 형태로도 가꿀 수 있는 나무입니다. 자연수형으로 가꿀 때에는 처음 몇 년간은 1년에 한번 정도 불필요한 가지만 잘라주고 정식한 후에는 매년 전정을 해줍니다. 새 순이 나올 때나 초가을에는 전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산울타리로 심었을 때는 봄에 새 순이 나오기 전이나 새 순이 나온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경에 전정을 해줍니다.

다음은 주목으로 곡간수형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먼저 꺾꽂이로 증식시킨 주목을 8~10년 간 방임해서 키우면 굵은 줄기가 2~3개 나옵니다(A). 이 중에서 가장 굵은 줄기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냅니다(B). 대나무로 지주를 a,b,c 순으로 세워서 고정시킵니다. 다음에 가는 대나무 d,e,f로 가지를 아래로 유도해서 주목의 가지가 평면적으로 퍼지도록 배치합니다. 줄기와 가지를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새끼줄로 강하게 묶어서 조금씩 곡이 들어가도록 만듭니다. 이 후로는 위로 나온 가지는 잘라주고 빈 공간으로 가지를 유도해줍니다.

음수이지만 해가 잘 드는 곳이나 그늘진 곳 모두 잘 자라며 생장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건조에는 약하며 적당한 습기가 있는 비옥한 땅에서 잘 자랍니다. 주목의 이식시기는 새순이 나오기 전인 봄이 적기이며, 이식할 때는 뿌리돌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퇴비, 깻묵, 닭똥, 화학비료 등을 밑거름으로 시비합니다. 어린 나무일 때는 곱고 완숙된 유기질비료(닭똥, 깻묵가루)를, 큰 나무일 때는 거친 퇴비를 사용합니다. 9~10월에 질소성분이 적은 화학비료를 주면 잎의 색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