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병원] 조경수병해의 원인과 발생

조경수병해의 원인과 발생

주요 조경수의 병해충 방제 이상현박사

가. 병해의 원인

병(disease)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정상적인 생활기능을 방해받고 있는 상태 즉 어떠한 외적 또는 내적인 원인에 의하여 대사작용(metabolism)이 변화를 일으켜 수목의 정상적인 생활기능이 파괴되어 영양, 생장, 생식작용을 완전하게 영위할 수 없게 되어 이러한 변화가 인간의 판단에 따라 나쁜 것으로 생각되는 상태를 병이라 말한다. 수목에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크게 생물적 원인과 비생물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으며, 생물적 원인에 의한 병은 전염성이므로 전염성병(infectious disease) 또는 기생성병(parasitic disease)이라고 부른다. 한편 비생물적 원인에 의한 병은 전염성이 없으므로 비전염성병(non-infectious disease), 또는 생리병(physiological disease)이라고 한다.

(1) 전염성병의 원인(생물적 원인)

가) 곰팡이(fungi) : 소나무 잎떨림병, 잣나무 털녹병
나) 세균(bacteria) : 밤나무 근두암종병
다) 바이러스(virus) : 포플러 모자이크병
라)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 : 대추나무 빗자루병
마) 점균류(slime molds)
바) 기생성 선충(parasitic nematodes) : 소나무재선충
사) 기생성 종자식물(parasitic flowering plants) : 새삼, 겨우살이

좁은 의미의 병이란 이와 같은 생물적 원인에 의한 것만을 말하며, 실제 파이토플라스마와 원생동물에 의한 수목병은 열대와 아열대지방에서 흔하며,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병은 목본식물보다는 초본식물에서 더 흔하므로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수목에서 경제적으로 피해가 큰 수목의 병을 일으키는 것은 주로 곰팡이(균류)에 의한 것이 많다. 이점에서 수목병해는 동물의 병이나 초본성 작물 병해와 다르며 병원체가 되는 균류를 병원균류(pathogenic fungi)라고 한다. 이들 병원체는 일반적으로 고유한 기주가 있으며 그 종류에 따라서 기주범위(host range)가 넓어서 많은 종류의 식물을 침해하는 것과 반대로 1종 혹은 몇 종의 한정된 식물만을 침해하는 것이 있다. 기주범위가 넓어서 많은 종류의 식물을 침해하는 병원체는 다범성(polyxenic)이라고 하고 근두암종병균, 흰빛날개무늬병균, 자주빛날개무늬병균, 잿빛곰팡이병균, 모잘록병균, 뿌리썩이선충 등은 다범성 병원균이다. 이와는 반대로 1종 혹은 몇종의 특정한 식물만을 침해하는 것은 한정성(단범성, monoxenic)이라고 하며, 잣나무털녹병균, 낙엽송잎떨림병균, 밤나무줄기마름병균 등이 이에 속한다.

(2) 비전염성병의 원인(비생물적 원인)

가) 기상조건 : 폭우, 우박, 강풍, 지나친 고온이나 저온, 건조 등
나) 염해(鹽害)
다) 농약에 의한 약해(藥害)
라) 오염물질 : 토양오염, 수질오염, 대기오염
마) 토양조건 : 토양산도나 토양습도 과부족, 토양 양분 결핍 등
바) 유전적 변이 : 대화병

비전염성병은 특히, 조경수, 관상수 등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수목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기생성 병보다 더 자주 겪는 문제이며, 수목에 스트레스를 주는 비기생성 요인들은 대개 수목이 자라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인들로서, 그 양이나 정도가 매우 모자라거나 너무 지나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비생물적 원인은 온도, 수분, 토양, 오염물질 등이 수목의 정상적인 생장을 방해하면 넓은 의미의 병원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흔히 장해(障害 ; injury)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온도장해, 수분장해, 토양장해 등으로 부르거나 스트레스(stress)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 병해의 성립

수목은 일반적으로 병원체에 침입을 받거나 또는 드물게 비생물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때 감염상태가 된다. 따라서 병원체의 침입을 받아 병이 발생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목과 병원체의 접촉에 의한 상호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상호관계가 이루어지는 시점이나 그 이후 너무 춥고, 덥거나, 건조하고 조건이 좋지 않으면 병원체는 수목을 침해할 수 없거나 수목이 병원균의 침입에 저항성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므로 수목과 병원체가 접촉한 상태일지라도 병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때, 제3의 요소인 환경조건들이 발병에 적당하면 병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들 세 가지 요소는 각각 크게 변할 수 있으며, 한 가지 요소라도 변하면 수목의 개체 또는 집단의 발병 정도에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수목의 입장에서는 종이나 품종이 나타내는 저항성과 성숙에 따른 저항성의 정도에 따라 특정 병원체에 대한 발병 정도가 달라진다. 병원균은 균주(菌株)의 종류, 병원체의 밀도 및 휴면 여부, 침입의 위한 수막(水膜)이나 매개체의 존재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환경조건은 수목의 생장과 저항성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병원체의 생장과 증식속도 및 병원성 정도, 그리고 바람, 물, 매개체 등에 대한 병원체의 전파에도 영향을 끼친다. 발병에 관여하는 3대 요소인 기주, 병원체, 환경의 상호관계는 삼각형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병삼각형(disease triangle)이라고도 한다. 이 삼각형의 각 변은 3대 요소인 각각을 나타내며, 각 변의 길이는 발병에 관여하는 특징들의 합과 비례한다. 예를 들면, 수목이 저항성이고 성숙 정도가 발병에 부적당하며 식재거리가 멀면 기주에 해당하는 변의 길이가 짧아져서 발병은 적거나 없다. 반면에, 수목이 감수성이고 생육 정도가 발병에 알맞은 상태이고 식재거리가 가까우면 기주에 해당하는 변의 길이가 길어지고 발병 가능성은 커진다. 이와 같이 환경조건은 수목(기주)과 병원체 모두에 작용하여 발병에 적합한 조건을 만들어 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병원균도 병원성, 밀도, 활성이 클수록 병원체에 해당하는 변의 길이는 길어지고 발병은 많아진다. 강력한 힘을 가진 병원체가 수목을 가해하면 발병될 기회가 많아지고, 병원체에 감수성(susceptibility)이 높은 수목이 있으면 한층 병에 걸리기 쉽다. 「강력한 병원과 약한 기생체」의 만남은 극심한 피해를 초래한다. 즉 표현형식으로서의 감수성 혹은 저항성(resistance)은 수목과 병원체간의 유전적인 성질의 조합으로서 이해된다. 아울러 환경조건(온도, 바람, 습도 등)이 병원체에 알맞게 작용하거나 수목의 저항성을 감소시킬수록 환경에 해당하는 변의 길이가 길어져서 발병 가능성은 더욱 증가한다. 이들 세 가지 요소가 정량화되면 삼각형의 면적은 발병량을 수치로 나타낼 수 있게 되고, 세 가지 중에서 하나라도 수치가 0이면 병은 발생하지 않는다. 환경과 병원체 모두가 수목에 피해를 입히는 자극이며, 계속적인 자극이 수목병해의 주체이다. 대부분 나무병은 발병하기 위해서 병원체 이외에 병의 발생을 촉진 또는 조장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관여하며, 2종이상의 병원체가 관여하여 발병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이 발병에는 일반적으로 2종이상의 요인이 관여하며, 이때 주된 원인을 주인(essential cause)이라고 하고, 주인의 활동을 도와주는 보조적인 원인을 유인(promoting agency, occasional cause, adjutant cause)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