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의 상처치료 (2)

관리자 | 2013.10.05 12:55 | 조회 9557

수목의 상처치료 (2)

 

Ⅵ. 오래되지 않은 상처의 치료

 

1. 갓 생긴 나무 상처의 응급치료

차량충돌로 인해 또는 도로공사나 조경수 관리 작업 과정에서 실수로 수피가 크게 벗겨졌을 때에는, 즉시 목질부와 수피사이에 있는 부서진 조각이나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하고, 수피와 노출된 목질부가 마르기 전에 벗겨진 수피를 원래 있던 제자리에 잘 맞추어 밀착시킨 후 작은 못을 박거나 접착테이프로 붙여서 고정한다.

만약 벗겨진 수피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면 거둬들여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원래의 제자리에 잘 맞추어 밀착시킨 후 앞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고정한다. 이어서 상처부위가 마르지 않도록 여러 겹의 물티슈나 젖은 키친타올, 젖은 천 등으로 패드를 만들어서 상처부위 전체를 덮은 다음, 비닐로 패드 부분을 덮고 햇빛이 투과하지 않도록 청색 마스킹테이프로 단단히 고정한다. 상처부위에는 햇빛이 직접 비치지 않게 가려준다. 위와 같은 상태로 2주가량 기다린 후 서로 맞닿은 수피의 틈새에서 유합조직이 자라고 있는가를 확인하다. 유합조직이 자라고 있으면 비닐과 패드를 제거하고 햇빛만 비치지 않게 가려준다.

만약에 유합조직이 자라고 있지 않으면, 벗겨졌던 수피와 갖다 붙였던 수피조각을 모두 말끔히 제거하여 상처를 노출시킨 다음 잘 드는 칼로 노출된 상처의 모양을 따라 상처 가장자리에서 바깥쪽으로 약 1∼2cm 이내에 있는 온전한 수피를 모가 나지 않게 둥글게 도려낸다(그림 8, 9). 수피를 도려낼 때 목질부 깊게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칼은 70% 에틸알코올에 자주 담가 소독한다. 노출된 형성층 부위와 목질부에는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상처부위의 벗겨진 수피나 노출된 목질부는 금방 마르기 때문에 이들이 마르기 전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응급 치료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2. 어린 상처의 치료

상처가 난 지 오래되지 않은 어린 상처의 경우, 수피가 벗겨진 상처부위를 올바로 손질(切削整形)하지 않고 오래도록 그대로 방치하면 상처 가장자리에서 유합조직이 들쭉날쭉하게 자라나오면서 상처가 더디 아물고 울퉁불퉁한 흉터가 남는다. 따라서 줄기에 상처가 났을 때에는 오래 방치하지 말고 될 수 있으면 상처 가장자리에서 유합조직이 자라나오기 전에 일찍이 상처 가장자리를 둥글게 다듬어 상처 가장자리에서 유합조직이 균일하게 자라나와 상처가 빨리 매끄럽게 아물도록 한다.

 

그림 8. 올바른 상처 다듬기

 

그림 9. 올바른 상처 다듬기

 

먼저 칼, 끌, 전정가위 등으로 상처 가장자리의 문드러졌거나 들떠 있는 수피 파편을 말끔히 제거한다. 만약 상처부위의 목질부가 파손되었다면 유합조직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도록, 들뜬 지저깨비(목질부의 깨진 파편)를 말끔히 제거해서 목질부 표면을 고르게 한다. 이어서 잘 드는 칼이나 끌로 그림 8과 같이 노출된 상처의 모양을 따라 상처 가장자리에서 바깥쪽으로 약 1∼2cm이내에 있는 온전한 수피를 둥글게 도려낸다(그림 9). 새로 노출된 상처부위에는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과거에는 상처부위의 가장자리를 그림 10처럼 양쪽 끝이 뾰족한 타원형(방추형)이나 배모양(船形)으로 도려내는 것이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하였으나 이렇게 하면 온전한 수피를 많이 도려내야 하므로 상처 크기가 늘어나서 더디 아물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상처부위를 굳이 방추형으로 도려낼 필요는 없으며 상처의 모양을 따라 둥글게 상처 가장자리의 온전한 수피를 최소한으로 도려내면 된다.

 

그림 10. 방추형으로 도려낸 상처의 가장자리에 균일하게 잘 발달한 손상유합재

 

3. 상열(霜裂), 피소(皮燒) 및 낙뢰(落雷)로 인한 상처의 치료

상열(霜裂, 凍裂, frost crack)로 인해 줄기의 세로축방향(縱軸方向)으로 길게 벗겨진 수피(그림 3-B)는 대부분 그대로 두어도 잘 아물기 때문에 특별히 치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수피가 폭넓게 많이 벗겨져 있을 때에는 잘 드는 칼로 벗겨진 수피를 말끔히 제거한 후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벚나무처럼 부후(腐朽, decay)에 취약한 나무는 벗겨진 수피를 제거한 다음 상처부위에 반드시 상처도포제를 발라서 병원균의 침입을 차단한다. 상열 피해가 잘 일어나는 위치에 있는 나무는 되풀이해서 같은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처가 아문 후에는 다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줄기를 마대로 싸거나 석회유(石灰乳)를 발라준다.

피소(皮燒, sun scald)로 인해 생긴 상처의 가장자리에는 유합조직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그림 11-A). 이럴 때는 유합조직을 덮고 있는 들뜬 수피를 말끔히 제거해서 유합조직을 노출 시킨 다음 상처부위에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만약 상처부위의 목질부에 치마버섯이 자라고 있으면 (그림 11-A) 모두 말끔히 제거한 후 70% 에틸알코올로 목질부를 깨끗이 닦은 다음, 상처도포제를 발라준다. 상처도포제는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매년 봄에 한 차례씩 얇게 바른다.

한편, 피소로 인해 생긴 상처가 오래되지 않아 상처 가장자리에 유합조직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먼저 들뜬 수피를 모두 제거한 다음 그림 11-B와 같이 상처모양을 따라 둥글게 상처 가장자리의 온전한 수피를 최소한으로 도려내고,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피소현상은 같은 장소에서 되풀이해서 일어날 수 있으므로 햇빛에 의한 피소를 막기 위해서는 줄기를 백색 수목테이프(tree wrap)로 감거나 석회유를 발라주고 토양멀칭을 해서 지면으로부터의 복사열을 차단한다.

낙뢰(落雷)를 맞은 나무는 대부분 줄기의 위쪽에서부터 밑동까지 수피가 지그재그로 길게 갈라지고 줄기내부와 뿌리까지 심하게 손상을 입어 죽는 경우가 많다(그림 3-C). 다행히 상처가 크지 않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상처부위에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서 병원균의 침입을 차단하고, 부서진 수피는 곧 제거하지 말고 약 1년쯤 그대로 두었다가 상처 가장자리에 유합조직이 충분히 형성된 후에 제거한다.

 

그림 11. 피소로 인한 상처의 치료

 

Ⅶ. 오래된 상처의 치료

 

줄기의 수피가 벗겨진 지 수개월 내지 1년 이상 지난 상처의 가장자리에는 대부분 융기된 유합조직(callus ridge) 또는 손상유합재가 형성되어 있다. 잘 발달한 손상유합재는 대부분 밖으로 잘 드러나 있지만, 어떤 것은 상처부위의 들떠 있는 수피 밑에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손상유합재가 완전히 노출되어 있을 때에는(그림 12-A) 노출된 목질부에 묻어 있는 이물질을 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물기가 완전히 마른 다음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이때 손상유합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한편, 손상유합재가 상처 가장자리의 들떠 있는 수피에 깊숙이 갇혀서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을 때에는(그림 12-B) 손상유합재를 가리고 있는 들뜬 수피를 말끔히 제거해서 손상유합재가 완전히 밖으로 드러나게 한다. 상처주위의 들떠 있는 수피는 손상유합재의 생장을 방해하며, 또 들떠 있는 수피와 손상유합재의 틈새에는 흔히 빗물이 고이거나 해충들이 번식하므로 말끔히 제거해서 손상유합재를 노출시켜야 한다.

노출된 목질부가 썩지 않고 단단하면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상처도포제를 얇게 발라준다. 아주 큰 상처는 아무는데 여러 해가 걸리므로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노출된 목질부에 매년 봄에 한차례 상처도포제를 발라준다(그림 12-C). 상처도포제는 목질부에 이미 침입한 병원균(부후균)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이미 썩었거나 썩기 시작한 목질부에 발라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만약에 상처부위의 목질부가 이미 썩기 시작했다면 썩은 조직을 제거하고 실리콘-코르크 반죽으로 충전하는 등 외과수술을 해야 하며, 이에 대해서는 본 교재의 “수목 외과수술” 편에 상세히 기술하였다.

 

완전히 노출된 상처가장자리의 손상유합재

들뜬 수피 밑에 가려있는 손상유합재

  

노출된 목질부에 상처 도포제를 바른 모습

그림 12. 오래된 수피 상처

 

Ⅷ. 수피이식(樹皮移植, bark implant)

 

줄기의 수피가 수평 방향으로 많이 벗겨져 있는 경우 그대로 두면 나무는 쇠약해지거나 심하면 죽게 된다. 수피가 벗겨져 생긴 상처의 크기가 줄기 둘레의 25% 미만이면 대개 상처는 아물면서 나무는 상처를 극복하며, 영구적인 피해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피가 줄기 둘레의 50% 이상 폭넓게 벗겨지면 일부 가지들이 죽으면서 나무는 점점 쇠약해지며,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수피가 수평 방향으로 많이 벗겨졌을 때에는 수피이식을 통해서 상처를 치료한다(그림 13-A).

먼저 상처부위에 있는 들뜬 수피를 말끔히 제거한 다음 그림 13-B와 같이 상처 가장자리에서 바깥쪽으로 약 2cm 이내에 있는 살아 있는 온전한 수피를 수평 방향으로 약 6cm 길이로 도려낸다(그림 13-B). 근처에 있는 다른 나무의 줄기 또는 굵은 가지에서 새로 노출된 상처와 높이가 같고 너비 5cm 정도 되는 비슷한 두께의 신선한 수피절편(bark patch)을 벗겨다 위아래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주의해서 노출된 상처부위에 밀착시킨 후, 녹슬지 않는 작은 못으로 고정한다. 상처가 수평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으면 위와 같은 크기(너비 약 5cm)의 수피절편을 노출된 상처부위가 모두 덮이도록 연속적으로 밀착시킨 후 작은 못으로 고정한다(그림 13-C).

수피이식을 할 때에는 노출된 상처부위와 벗겨온 수피절편이 마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수피절편을 모두 밀착·고정하고 나면 여러 겹의 물티슈나 젖은 천으로 패드를 만들어 덮은 다음 비닐로 덮고, 접착테이프로 단단히 묶은 후 건조하지 않게 그늘을 만들어준다. 수피이식을 하고 나서 1∼2주 후에 상처부위의 형성층과 수피절편이 맞닿은 틈새에서 유합조직(칼루스)이 자라나오면 수피이식에 성공했다는 증거이다.

수피이식은 수피가 잘 벗겨지고, 형성층의 세포분열이 가장 왕성한 이른 봄에 실행할 경우 성공률이 가장 높다.

 

그림 13. 수피이식방법

 

Ⅸ. 뿌리의 상처치료

 

외상(外傷)으로 인해 지상에 노출된 뿌리목이나 굵은 뿌리의 껍질이 벗겨졌을 때에는 줄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처부위를 말끔히 다듬은 다음 상처도포제를 발라서 병원균의 침입을 방지하고 상처가 빠르게 아물도록 한다.

 

 

Ⅹ. 맺는말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무줄기에 난 큰 상처를 일찍이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둘 경우, 상처 부분이 썩어 들어가면서 대부분 공동(空洞)으로 진행되어 나무의 건강과 미관을 훼손하고 생명을 단축하게 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가져온다. 따라서 나무에 큰 상처가 났을 때에는 일찍이 적절한 치료를 해서 상처가 더 악화되고 공동으로 진행되는 것을 적극 방지해야한다.

한편, 수피상처가 아무는 속도는 수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수세가 왕성할수록 상처 가장자리에 형성된 손상유합재의 생장이 활발해서 상처가 빨리 아무는 반면 수세가 약한 나무는 손상유합재의 발달이 미약해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병원균의 침입을 받기 쉽다. 따라서 상처치료를 하고 난 후에는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봄에 비료를 충분히 주고, 여름철 가물 때에는 충분히 관수하고, 죽은 가지는 제거하고, 멀칭을 하는 등 적절한 비배관리를 통해 수세를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그림 _ 나용준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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