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목과 환경

식물은 생육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환경 조건을 요구하므로, 식물의 생육
과 환경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조경에서 식물과 환경과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여야 올바른 배식계획은 물론 시공과 관리를 잘 할
수 있다.

가. 기온

(1) 천연분포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는 식물의 종류를 지역별로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
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는 기온, 강수량,
바람 등의 기후인자와 토양의 이화학적 성질, 그리고 사람이 식물에 끼친
영향 등 세 가지 요인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식물의 천연 분포를 결정짓는 가장 주된 요인은 기후인자이
며, 그중에서도 온도조건이 식물의 천연 분포를 결정하고 있다.
식물의 천연 분포는 위도와 고도에 따라 띠 모양으로 달라지고, 수종 분포
도 띠에 따라 변화한다. 이것을 산림식물대 또는 산림대라 한다. 우리나라의
산림대는 온도 요인에 의해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으로 나누어지며, 온대림
은 그 범위가 넓어 다시 남부, 중부, 북부로 나누어진다. 각 산림대별 식물
의 천연 분포는 조경 수목을 식재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2) 식재 분포
인위적인 식재로 이루어지는 식물의 분포 상태를 식재 분포라 한다. 식물
의 식재 분포는 천연 분포보다 넓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일정 크기 이상의 수목을 식재하므로 환경 조건에 대한 적응성이
크고, 또 어느 정도의 인위적인 보호 관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산림대의 특징 수종들이 인접 산림대에 식재될 경우, 정상적으로 생장
하는 것이 많다.

<그림 2-10> 우리나라의 수평적 산림대

나. 광 선
광선은 엽록소가 탄소 동화작용을 하는 광합성요인으로서 식물이 생장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나무는 종류에 따라 광선의 요구량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어렸을 때는 수
종 고유의 특성에 따라 음수와 양수로 분류된다. 음수는 약한 광선 아래서
도 비교적 좋은 생육을 하는 나무를 말하며, 양수는 충분한 광선 밑에서 좋
은 생육을 하는 나무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 중간의 성질을 가진 나무를 중
간수라 한다.
중간수는 입지조건의 변화에 따라 음성에 기울어지기도 하고 양성에 기울
어지기도 한다. 땅이 건조하고 기온이 낮은 곳에서는 어느 수종이든 대체로
양성을 띠게 된다. 음수가 생장할 수 있는 광선의 양은 전 광선량의 50%
내외이며, 양수의 경우는 70% 내외이다.
그러나 나무는 약 10년생이 넘으면 한결같이 햇빛을 좋아하고, 충분한 광
선 밑에서 좋은 생장을 보인다.

다. 바람
(1) 수림대와 바람
심하게 부는 바람은 식물의 생장량 감소는 물론 인간의 주거환경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농경지나 바닷가 또는 집둘레에 수림대를 조성하여

방풍림을 만든다.
방풍림은 바람 또는 풍속의 속도를 감속시켜 농작물의 수확량을 증가시키
며, 바닷가의 염분이나 모래의 비산을 막고, 마을 경관을 향상시키는 구 실
을 한다.
수림대의 구조는 수고를 높게 하고, 너비를 넓게 해야 효과가 크다. 수림
대의 밀도는 수림의 경우 50~70%, 산울타리는 45~55% 정도의 밀폐도를 가
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수림대가 바람의 속도를 줄이는 효과는 바람이 불어오는 수림대의 위쪽에
서는 수고의 65% 정도가 떨어진다.

(2) 수목의 내풍성
나무가 바람에 견디는 성질은 수종에 따라 각기 다르다. 천근성 수종은 심
근성 수종에 비해 바람에 쓰러지기 쉽고, 생장 속도가 빠른 수종은 생장 속
도가 늦은 수종에 비해 재질이 약하므로 줄기와 가지가 잘 부러진다.

라. 수 분
(1) 식물 생육과 수분
강수에 의해 공급된 물을 땅속에 오래 간직한다는 것은 식물의 생장을 돕
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땅속에 가는 흙이 많고 낙엽 등 유기 물질이 많
으면 토양은 수분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양토의 경우 1m 깊이라면 약 300mm의 빗물을 간직할 수
있으나, 그중에서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수분은 200mm 정도이다. 유기질
이 많은 사토에서는 약 130mm, 척박한 사토에서는 100mm 또는 그 이하
의 수분밖에 간직하지 못한다. 점토의 경우에는 300mm~350mm의 수분을
간직한다.

(2) 지하수위
지하수위가 높고 낮음에 따라 식물의 생장이 다르게 나타난다. 식물과 지
하수위와의 관계를 보면, 갈대는 -20cm 이상에서, 오리나무는 -20 ~ -60cm
정도에서, 느티나무는 -100 ~ -300cm에서 좋은 생장을 보인다. 잔디는 -60cm
이하의 수위를 가지도록 하되, 가능하면 -1m 이하가 되는 곳이 바람직하다.
지하수위가 높은 곳에 식물을 식재할 경우에는 배수 시설을 설치하거나
복토한 후에 식재할 경우 좋은 생육을 보인다.

마. 토 양
조경식물의 생육에 있어서 토양은 모든 환경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
소이다.
식재가 잘 되고 못되고는 토양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토양
의 각종 성질과 식물의 생육과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한 뒤, 식재를 계획하
고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토양 단면
식재의 대상이 될 지반은 인위적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자연 그대로의 상태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식재의 지반으로서 토양을 볼 때에는 자연
그대로의 토양 단면을 이해하여야 올바른 식재를
할 수 있다.
자연 상태의 산림 토양을 수직방향으로 파 내려가
면 맨 위에서 유기물만이 쌓여 있는 유기물층이 나
타나고, 그 아래로 표층, 하층, 기층, 기암이 나온다.
뿌리를 깊게 뻗는 수종은 기층과 기암의 틈 사이
로 뿌리를 뻗는다. 그러나 일반수목의 뿌리는 표층
과 하층에서 주로 발달하고, 특히 표층에 많다. 심
근성 수종이라도 양분을 흡수하는 세근은 표층과 하층에 집중되어 있다.

<그림 2-11> 토양단면

(2) 토 성
토양은 광물질과 공기 및 수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세 가지 부분의 조
성을 토양의 이학적 조성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용적 비율로 나타낸다. 식물
의 생육에 알맞은 토양의 용적 비율은 광물질이 45%, 유기질 5%, 공기
20%, 수분이 30%이다.
토양은 토양 입자의 굵기와 그것이 함유되는 비율에 따라 토성이 구분되
며 일반적으로 식토, 식양토, 양토, 사양토, 사토, 사력지로 분류된다. 이 중
에서 수목의 생육에 알맞은 토양은 식양토와 양토 및 사양토이다.

(3) 토양 양분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원소는 열여섯 가지이다. 이 중에서 질소, 인산, 칼
슘, 유황, 마그네슘, 칼륨, 탄소, 수소, 산소는 식물이 많이 요구하는 다량 원
소이고, 철, 망간, 구리, 아연, 붕소, 몰리브덴, 염소는 매우 적은 양이 요구
되는 미량 원소이다.
일반적으로, 절토나 성토한 지반은 토양 양분이 크게 부족하다. 이러한 곳
에 식물을 식재하고자 할 때에는 밭 흙과 같은 비옥한 토양으로 객토하거나
요구량이 높은 질소, 인산, 칼륨의 세 가지 원소를 비료로서 보급할 필요가
있다.

(4) 식재 지반의 조성
(가) 토양 개량
조경 수목의 식재는 자연 그대로의 토양을 가진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고, 대부분 절토나 성토와 같은 인위적인 영향을 받는 지반에서 이
루어진다.
이와 같이, 식물의 생육에 적합하지 않은 토양은 그 물리적, 화학적 성질
을 개선한 다음 수목을 식재하여야 한다. 즉, 식토에는 모래를, 사토 또는
사력지는 점토 등을 넣어 물리적 성질을 개선해 주어야 하며, PH 4.0 이하
의 강산성 토양은 탄산석회나 소석회를 넣어 토양 산도를 높여 주어야 한다.
한편, 지력이 낮은 척박지에서는 지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퇴비를 넣
는 방법 이외에 비료 식물을 식재하는 일이 있다.

(나) 식재에 필요한 토심
식재할 경우 토심이 충분하지 않으면 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주게 된다. 특
히, 옥상이나 지하 구조물 등의 인공 지반위에 식재하는 경우에는 식물의
생육상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토심이 확보되어야 한다. 식재상 토양 단면은
자연상태 그대로의 산림 토양의 단면과 같은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한편, 나무가 뿌리를 뻗는 상태는 수종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뿌리가
깊게 뻗는 것을 심근성 수종이라 하고, 얕게 뻗는 것을 천근성 수종이라 한
다. 심근성 수종은 토양층이 깊은 곳에 식재하여야 한다. 또, 교목은 이식할
때 관목류에 비해 뿌리 분을 크게 붙여야 하므로 자연적으로 식재장소의 토
심이 깊어야 한다.

(다) 표토의 보존
조경을 해야 하는 장소는 흔히 표토가 제거되거나 또는 깊이 매몰되는 경
우가 많으므로, 나무를 식재하는데 적합한 토양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경우
가 많다. 그러므로 유기질이 많이 함유된 비옥한 기존의 표토를 미리 긁어
모아 두었다가 식재할 때에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